자연분만. 드디어 둘째 방 뺐습니다.
연말, 연초에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많은 분들이 경험하셨을 테지만, 저도 후기를 남겨보려합니다.
1. 태아 크기, 예정일 12월 31일
둘째는 39주 4일째 새벽 3시 41분에 출산했어요. 첫째는 딸이었는데, 초음파상으로 첫째때 주수보다 늘 커서 담당의 선생님께서 40주 만출이 될때면 3.8kg 이상 될 것 같다고, 자연 분만이 힘들지도 모르겠다고 하셔서 걱정 많이 했었어요. 37주 검진 때는 평균 크기더니 39주 3일때의 크기는 평균보다 살짝 작네요.
정기 검진때마다 늘 1~2주씩 컸어요. 다행히 머리 직경이 많이 커지지 않아서 다행이었죠. 그래도 남아, 여아 골격 자체가 차이가 나서 출산할 때 회음부 절개가 더 크겠구나 각오는 하고 있었어요.
첫째도 유도긴 했지만 자연분만으로 낳았기때문에 둘째도 당연히 자연분만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예정일이 12월 31일이라 '이왕이면 1월에 나와라.. 아닐거면 아예 빨리 나오던가😂' 하는 생각으로 지냈는데 새해를 3일 남기고 진통이 시작되었네요..
2. 진통 시작
12월 27일 화요일까지 정말 아무런 이벤트도 없다가 갑자기 시작된 진통이었어요. 이 날 유난히 첫째가 낮잠을 못자서 잠투정이 심해가지고 두시간 넘게 안아주고 달래주고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더 빨리 나온건가 싶어요.
처음 13~14분 진통간격이었고, 경산모는 진통 주기 10분이내로 들어오면 병원 방문하라고 사전에 안내해주셔서 10분 이내로 되길 기다리면서 출산 가방과 신분증, 카드, 산모 수첩 등 출산하고 조리원에서 필요한 준비물들을 챙겼어요.
그렇게 새벽 2시까지 기다리다 화장실에 들렸는데 피가 나왔어요. 흔히 이슬이라 불리는 그런 진득한 피가 아니라 정말 흐르는 생 피 같은...? 그런 느낌의 피였죠.
그 후 진통이 갑자기 6분주기로 짧아졌어요. 그 때부터 급해지더라구요. 바로 병원 분만실에 전화해서 경산모인데 진통주기가 15분에서 피 비추고 갑자기 6분으로 짧아졌다고 전달하니까 빨리 병원오라고 하시더라구요.
3. 분만 병원으로 이동
남편과 차를 타고 부랴부랴 이동했어요. 다행히 병원까지 차로는 5분 걸리는 거리인데다 새벽이어서 빨리 갈 수 있었죠.
안산 한빛여성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분만실 2층으로 올라가서 태동 검사와 코로나 신속항원 검사를 했어요. 진통으로 아픈 와중에 코까지 후볐네요..🙄
2층 대기실에서 남편도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갑자기 온거라 보건소 PCR 검사는 날이 밝고 병원의 문자를 받아 2만원정도에 했다고 해요. 병원에서 하면 돈이 좀 더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태동 검사실에서 그렇게 코로나 신속항원검사, 혈압, 태동, 하의 탈의 후 내진까지 하고 분만실로 이동했어요. 이 때 이미 내진 4cm 였어요.
4. 분만실 입장
분만실로 이동하고 회음부 열상 주사 신청 등 확인이 필요한 서류들을 탭으로 설명해주시고 서명을 했어요. 진통은 계속 오는데 정신없이 서명하고, 상의 탈의하고 분만복으로 갈아입고, 그 날 당직의 선생님이셨던 5과 선생님께서 오셔서 초음파로 아기 크기 확인해주셨어요.
경산모라 진행이 빠르다고 무통 주사도 못 맞았고, 관장도 못 했어요. 관장하다가 아기 나올 것 같다고 하셔서..😅
그 후로도 계속 되는 진통으로 너무 힘들고 아프고.. 당직 간호사 선생님 두 분이 계셨었는데, 베테랑 간호사셨어요. 내진과 함께 힘주기 연습을 같이 하고 '산모님 잘 하고 있어요. 힘내세요. 힘드시죠?' 계속 격려해주셨어요.
그렇게 1시간이 흐르고.. '난 이렇게 아픈데 의사 선생님은 대체 언제 오시나' 생각될 때 쯔음.
간호사 선생님께서 의사 선생님을 호출하셨어요. '선생님 아기 받으러 와주세요.' 전화하셨고, 금방 당직의 선생님께서 오셨어요. 그렇게 힘주기 1번에 새벽 3시 41분에 출산했습니다. 회음부 절개는 진통이 너무 아파 느껴지지도 않았어요.
5. 입원실로 이동
자연분만 후 후처치를 했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배를 누르시면서 태반을 빼내주셨고, 회음부를 꿰매주셨어요. 진통 중간에 진통제를 맞긴했지만 바늘이 들어가는게 느껴지더라구요. 따끔보다는 더 아팠어요😭
출산 후 출혈 상태를 봐야하기 때문에 1시간 정도 분만실에서 대기하고 출혈 상태 확인 후 새벽 5시 쯤 입원실로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저는 5층으로 이동했어요. 분만실 간호사 선생님께서 휠체어로 이동하는걸 도와주셨고, 입원실 간호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인계해주셨습니다.
1~2시간마다 혈압과 체온을 확인했던 것 같아요. 입원실로 이동해서 원래 달려있던 수액을 다 맞고 신청한 새로운 수액 8만원짜리까지 다 맞으니까 오후 8시 쯤 되었어요. 그제서야 수액의 줄에서 자유로워졌답니다.
6. 자연분만 2박 3일의 입원 생활
새벽 내내 정신이 없었는데, 아침 6시정도가 되자 긴장도 풀리고 졸려지기 시작했어요. 근데 나름 출산하느라 힘들었는지 졸린 것보다 배가 고팠어요..😁
병원 아침밥이 7시에 나왔는데, 아침만 먹고 자야지 생각했어요. 하지만, 입원 첫날은 매 시간 혈압, 체온을 재기도하고, 회음부도 아프고, 소변을 봐야한다는 생각에 물도 자주 마시고 그래서 자도 자는게 아니었어요.
그 사이 남편한테 보건소 오픈 런으로 PCR 검사를 하러 가는 김에 생수 2리터 2통, 유산균 요구르트 등 필요한 물품을 심부름 시켰어요. 회음부 절개로 인해 대변 보는게 너무 무서웠거든요..😂
첫째 유도 분만 때는 소변을 못 봐 소변줄을 이튿날까지 꽂았었는데 소변줄이 불편했었는데 다행히 이번엔 첫날에 소변을 볼 수 있었어요.
출산 1주일 전 쯤부터 감기에 걸린터라 입원 간호사님께서 아픈데 없는지 물어보시고선 감기약도 처방 가능하니 필요하면 말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감기약도 처방 받고 퇴원날까지 3일치 먹었습니다. 첫날에서 둘째 날로 넘어가는 밤에도 아파서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진통제도 추가로 맞았으니 참지 마시고 놔달라고 하세요!
3층 데스크에서 좌욕기를 14,000원에 구매할 수 있어요. 3일동안 오전, 오후 한번 씩 좌욕을 했습니다. 안하는거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7. 자연분만 타임라인 정리
- 2022. 12. 28 자정 넘자마자 진통 15분 간격으로 시작
- 2022. 12. 28 02:00 피 비춤, 진통 6분 간격
- 2022. 12. 28 02:35 안산 한빛여성병원 도착
- 2022. 12. 28 03:41 둘째 럭키 탄생😍
- 2022. 12. 30 퇴원, 조리원 입소!
8. 자연분만 후 나타나는 증상
- 회음부 절개로 인한 통증 > 걷기 불편함. 자기 불편함. 그냥 모든 게 불편함.
- 오로 > 재채기, 코 풀기, 기침 타이밍에는 왈칵 나오고, 시도 때도 없이 계속 나오는 오로.
- 훗배앓이 > 커졌던 자궁이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아파짐. 첫째보다 둘째가 더 심한 듯.
- 어지러움 > 어쨋든 생살을 절개하기도 했고, 출산 자체가 많은 피를 쏟아내니까. 철분제 계속 복용중
- 감기 > 출산 전부터 걸렸던 감기 증상. 병원에서 감기약 처방 받고 나아짐.
- ★젖몸살 > 퇴원하는 날부터 열감 오름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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