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고, 조리한 지 1달정도가 되었을까.
코로나 끝나고 RSV 바이러스(감기)가 유행이라더니 첫째가 어린이집에서 걸려왔습니다. 한 방에서 다같이 생활하는 우리 가족을 아빠는 물론이고 엄마, 갓 태어난 둘째한테까지 다 옮아버렸고, 아빠와 엄마는 일반 감기 증상으로 가볍게 지나가는 정도였지만, 둘째는 태어난지 얼마 안되고 면역까지 약한 상태라 그런지 폐렴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1. 가벼운 감기인 줄 알았던 증상. 콧물, 기침, 가래
처음엔 가벼운 감기인줄만 알았습니다. 첫째 다니던 병원으로 50일 살짝 안되었던 때 방문해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이 시기는 원래 병(바이러스)에 걸리면 안된다. 일단 기침약을 처방해줄테니 약 다 먹고 다시 방문해달라 하였습니다.
이 때부터 시작된 저의 잘못.. 신생아에게 약을 먹이는게 달갑지 않아 약을 먹이지 않았고, 병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2. 밤부터 시작된 열 (38.2도)
병원에 방문한지 일주일정도 뒤에 밤에 열이 오른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브라운 귀 체온계로 확인했을 때 38.2도로 확인했고, 밤새 간호하고 아침에 근처 나름 큰 병원을 방문하였으나, 신생아가 열이 날 경우 이런 동네 병원에서 진료를 못봐드린다, 바로 대학병원으로 가봐야한다하셔서 친정에서도 가깝고 저희 집에서도 나름 가까웠던 안산 고려대학병원으로 진료를 보러 갔습니다.
3. 폐렴 확인
100일이 안된 아기가 열이 나면 갖가지 검사를 다 해야한다고, 일단 입원을 해야하니 코로나 pcr 검사를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pcr 검사는 환아와 같이 입원할 부모 1명, 엄마인 제가 같이 했습니다.
소아병동인 63병동에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대기 병실에서 대기하고 있는 중에 피검사, 소변검사, 바이러스 검사를 하고 수액을 발에 꽂았습니다.
코로나 검사 결과는 오후 5시 쯤 나와서 2인실로 이동했습니다.
4. 폐렴보다 급한 간수치 확인
바이러스 검사는 혈액 배양 후 확인하는거라 결과가 5일정도 후에나 나올거라고 했고, x-ray 로 폐렴 진행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뜻 밖에도 폐렴보다 더 문제였던 간수치..
간수치가 2가지 수치로 나타나는데 정상수치가 20이하인데 우리 아기는 첫날 500이상, 둘째 날 1000이상..
입원후 5일정도 동안 매일 아침마다 피검사 하느라 양 발, 양 손에 바늘 꽂은 흔적만 6개가 넘어가는걸 보고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게 정말 마음 아팠습니다.
원래 주치의셨던 호흡계 의사선생님께서 폐렴보다 간이 더 무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간부터 봐야할 것 같다고, 간 전문 소아 의사선생님으로 주치의를 변경해주셨습니다.
5. 바이러스 검사 결과, 라이노 바이러스 감염 확인
입원 5일 째, 바이러스 검사 결과 라이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확인되었습니다. 사실, 바이러스 이름이 라이노이지만 그냥 흔히 말하는 감기 바이러스입니다.
원인을 알아냈으니 이제 낫고 퇴원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있었으나..
입원 첫날부터 항생제를 투여하고 3일정도 후 항생제 중단, 이틀 후 바이러스 확인했으나 너무 높은 간수치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척수검사를 해야할 수 있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척수검사 자체가 힘든 과정이기도 하고 아기도 이미 많은 검사를 통해 지쳐있는 상태라 하고 싶지 않아 일단 폐렴부터 잡고 그래도 간수치가 높다면 하겠다. 최후까지 미루고 싶다고 의료진께 전달했습니다.
6. 다시 오르는 염증 수치
피검사를 6번째 진행했을 때 였을까.
다시 오르는 염증수치에 다시 바이러스 검사, 피검사, 소변검사를 실시했고, 이번 소변검사는 요도에 관을 직접 꽂아 소변을 받아서 정확하게 검사해야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 했는데..
50일 정도 된 아기. 당연히 자연적으로 밀리지도 않는 생식시를 억지로 밀고 올려서 요도를 꽂고 소변을 뺐습니다. 어쩐지 의료진이 엄마는 나가있으라고 할 때부터 불안불안...😨
다행히 간수치가 1100대에서 700대로 떨어지고 있는 추세였고, 소변검사 결과 깨끗했습니다.
매일 의료진이 회진을 하는데, 라이노 바이러스로 인해 간까지 무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진단.
바이러스 검사 결과 다른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지 않았고, 라이노 바이러스가 다시 재발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입원한지 일주일이 넘어 다시 코로나 검사를 해야한다고 해서 삼일절 안산 보건소로 가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당일 오후에 결과를 받아 간호사 선생님께 확인받았습니다.
어쨋든 정확한 원인이 잡혀지지 않았는데, 간을 보호하는 약(우루사)을 입원 후 계속 복약하고, 감기약을 복약, 항생제 투여 등 3일정도하니 아기가 더 편해해지는게 느껴지고 기침도 살짝 덜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7. 드디어 퇴원
퇴원해도 되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날 저녁부터 다시 오른 열로인해 퇴원이 미루어졌고, 다시 항생제 투여와 간을 보호하는 약이 들어있는 수액을 꽂고, 다시 시작된 매일 아침 피검사...
열이 나고 하루 있다가 퇴원할 수 있다는 의료진 말에 제발 열이 안나기를 기도하며 보냈습니다.
그렇게 3일이 흘러 드디어 퇴원해도 되겠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2주정도. 정확히 13일만에 퇴원했습니다. 폐렴기는 여전히 있지만 간수치도 내려가는 추세로 확인했고, 통원치료해도 될 정도가 되어 퇴원해도 되겠다. 일주일 뒤 진료보자해서 퇴원했습니다.
8. 비용
약 2주간 피검사만 7번 이상, 바이러스 검사 2번, 소변검사 3번, x-ray 2번, 피지오머 스프레이와 갖은 약 처방, 2인 병실 이용료 등... 총 250만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첫째는 태아때부터 보험을 들어놨는데 둘째라고 관심이 덜 갔더니.. 보험을 안들어놔 생돈 들어갔네요..ㅠㅠ
한번 입원하면 1년 뒤에나 보험가입이 된다고 그래서.. 되자마자 보험 들 생각입니다 ㅠㅠ
어쨋든, 손주 아프다고 양가에서 지원해주셔서 부담은 덜해졌네요.
입원하면서 소아병동과 맞은편 병동 사이에 개수대와 소독기가 있어서 젖병 설거지와 소독, 분유포트도 챙겨가 설거지하고 정수기 물 채워 다시 끓이고..
한끼 11,000원하는 병원밥 2번 먹고는 이거보다 그냥 지하 편의점에서 사먹는 5,000원짜리 도시락이 더 맛있겠다 싶어 병원밥 취소하고 매일 새벽이나 아기 잠 들었을 때 잠깐씩 지하 편의점 들러서 식사할 것 사서 먹고 그랬네요.
기분 울적할 적엔 1층에 있는 이디야에서 커피도 사다 마셨어요.
어쨋든, 2주간의 입원 생활을 하고 현재 1개월 정도 지나 외래 진료 2번보고 이번주 금요일 3번째 외래가 잡혀있습니다.
첫번 째 외래 때 피검사 결과 간수치가 다시 올라 계속해서 간보호 약(우루사)를 아침, 저녁으로 복약하고 있습니다. 감기 기운은 현재 많이 좋아졌어요.
입원 중 진짜 심할 땐 1시간을 기침과 가래때문에 사투를 벌였는데 현재는 하루에 기침 한번정도 하는정도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만 가래 끓는 소리는 계속나고 콧물은 정말 가끔..?
날씨가 점점 풀리니까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서 감기 떨어졌으면 좋겠네요.. 이 와중에 첫째는 중이염에 걸리고..ㅜㅜ
이번 주는 꽃샘추위라 하니 단단히 입히고 등원보내야겠네요. 빨리 날씨가 풀렸으면 좋겠어요.
아기와 같이 입원생활하며 힘들기도 했지만, 아픈 아이보다는 당연히 덜 했겠죠.
건강히만 자라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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